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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신고 한 장이 상속세를 억 단위로 가를 수 있습니다

사실혼 배우자의 상속권과 배우자 공제, 유언을 둘러싼 세금 차이

글 문정호 · 세무사·세무회계 열린 · 읽는 시간 6분

상속 관련 서류와 재산 목록을 함께 살펴보는 중장년 커플
관계의 형태에 따라 상속권과 세금의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시놀

“혼인신고는 하지 않으려고요.” 상담을 하다 보면 이 말을 자주 듣습니다. 특히 인생 후반에 새로운 인연을 만난 분들에게서 그렇습니다.

자녀들이 마음에 걸리고, 재산 문제로 얼굴을 붉히고 싶지 않으며, 이 나이에 법으로 묶이는 관계가 부담스럽다는 이유입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선택입니다.

관계의 형태를 정하는 것은 온전히 두 사람의 몫입니다. 다만 상속과 증여의 영역에서는 혼인신고 여부가 세금과 권리를 크게 바꾼다는 사실을 알고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5억~30억 원

법률상 배우자에게 적용되는
배우자 상속공제 범위

6억 원

배우자 간 증여재산공제
10년간 합산 한도

6개월

일반적인 상속세
신고·납부 기한

01 혼인신고 여부는 상속인 지위와 배우자 공제를 가릅니다

혼인신고 없이 부부처럼 생활하는 사실혼 관계도 여러 법률 영역에서 일정한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속에서 말하는 배우자는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상 배우자를 뜻합니다.

오랜 기간 함께 살고 서로를 가족으로 여겼더라도, 혼인신고가 없다면 사실혼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민법상 상속인이 될 수 없습니다. 법률상 배우자에게 적용되는 배우자 상속공제도 받을 수 없습니다.

법률상 배우자가 생존해 있다면 배우자가 실제로 상속받은 금액과 법정 한도에 따라 배우자 상속공제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 상속액이 없거나 5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5억 원을 공제하며, 그 이상을 상속받았다면 법정상속분과 30억 원을 한도로 공제액을 계산합니다.

증여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법률상 배우자로부터 재산을 증여받으면 10년 동안 합산 6억 원까지 증여재산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사실혼 배우자 사이의 증여에는 이 배우자 공제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두 사람이 느끼는 관계는 같아도, 상속과 증여에서 인정되는 배우자의 범위는 다릅니다.

02 유언으로 재산을 남길 수 있지만 공제 한도는 달라집니다

사실혼 배우자에게 상속권이 없다고 해서 재산을 전혀 남길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유언을 통해 특정 재산을 넘기는 유증은 가능합니다.

다만 유증을 받는 사람이 법정상속인이 아니라면 상속공제 적용 한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상속인이 아닌 사람이 유증받은 재산가액만큼, 상속인이 적용받을 수 있는 전체 공제의 한도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산을 받을 수 있는지와 배우자 공제를 받을 수 있는지는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유언으로 집을 남겼더라도 사실혼 배우자가 법률상 배우자로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그 결과 사실혼 배우자가 배우자 상속공제를 받지 못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녀 등 다른 상속인이 적용받을 수 있는 공제에도 제한이 생길 수 있습니다.

03 같은 10억 원도 혼인신고 여부에 따라 산출세액이 달라집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구체적인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사례의 전제 조건

  • 70세 남성 A씨와 B씨는 8년째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 A씨의 재산은 아파트 6억 원과 예금 4억 원으로 총 10억 원입니다.
  • A씨에게는 따로 사는 성인 자녀 두 명이 있습니다.
  • 채무와 사전증여재산은 없는 것으로 가정합니다.
  • A씨는 B씨가 살던 집에서 계속 지내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아파트는 B씨에게, 예금 4억 원은 자녀 두 명에게 남기기로 했습니다.

A씨의 계획은 B씨가 현재 함께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계속 지낼 수 있도록 아파트 6억 원을 B씨에게 남기고, 예금 4억 원은 성인 자녀 두 명에게 남기는 것입니다.

혼인신고 여부와 관계없이 재산의 규모와 배분 계획은 같습니다. 그러나 B씨가 법률상 배우자인지 사실혼 배우자인지에 따라 상속공제와 과세표준이 달라집니다.

구분혼인신고를 한 경우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B씨가 받는 재산아파트 6억 원 상속아파트 6억 원 유증
성인 자녀 두 명이 받는 재산예금 4억 원 상속예금 4억 원 상속
일괄공제5억 원공제 적용 한도에 포함
배우자 상속공제약 5억 원0원
금융재산 상속공제약 8,000만 원공제 적용 한도에 포함
총 공제 적용 결과과세가액 10억 원까지 공제유증 6억 원을 제외한 4억 원으로 한도 축소
과세표준0원6억 원
상속세 산출세액0원1억 2,000만 원
혼인신고 여부에 따른 상속세 비교. A씨의 총재산은 아파트 6억 원과 예금 4억 원으로 총 10억 원이다. B씨가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계속 지낼 수 있도록 아파트는 B씨에게, 예금 4억 원은 성인 자녀 두 명에게 남기는 것으로 가정했다. 채무와 사전증여재산은 없다. 단위: 원. 실제 세액은 재산 평가와 공제 요건, 가족관계 및 신고세액공제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혼인신고를 한 경우 B씨는 법률상 배우자로서 아파트 6억 원을 상속받고, 성인 자녀 두 명은 예금 4억 원을 상속받습니다.

이 경우 일괄공제와 배우자 상속공제, 금융재산 상속공제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 사례에서는 상속세 과세가액 10억 원까지 공제가 적용돼 과세표준이 남지 않습니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B씨는 법정상속인이 아니므로 유언을 통해 아파트 6억 원을 받고, 성인 자녀 두 명은 상속인으로서 예금 4억 원을 받습니다.

B씨는 배우자 상속공제를 받을 수 없습니다. 또한 상속인이 아닌 B씨에게 아파트 6억 원이 유증되면서 상속공제 적용 한도도 4억 원으로 줄어듭니다.

따라서 과세표준은 6억 원이 되고, 현재 상속세율을 적용한 산출세액은 1억 2,000만 원입니다.

B씨가 살던 집은 B씨에게, 예금 4억 원은 자녀들에게 남기는 같은 계획도 혼인신고 여부에 따라 세금 결과가 달라집니다.

04 세금의 차이는 남은 가족 사이의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사례에서 성인 자녀 두 명은 A씨의 예금 4억 원을 상속받습니다. 그러나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전체 상속세 산출세액은 1억 2,000만 원으로 계산됩니다.

자녀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받는 예금은 4억 원인데, B씨에게 아파트 6억 원을 남긴 결과 가족이 부담해야 할 세금이 늘었다고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A씨는 B씨에게는 계속 살 집을, 자녀들에게는 예금을 남기려 한 것입니다. 두 사람 모두를 배려한 결정이었더라도 세금 구조를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남은 사람들 사이에 앙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상속에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은 세금의 크기보다 서로가 상대방 때문에 손해를 봤다고 느끼기 시작할 때입니다.

재산을 누구에게 남길지만 정하고 세금과 납부 재원을 함께 준비하지 않으면, 생전의 배려가 사후의 갈등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05 혼인신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면 그 선택에 맞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 글은 혼인신고를 권하기 위해 작성한 글이 아닙니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데에는 자녀와의 관계, 남은 삶의 평온, 서로에게 느끼는 부담처럼 세금보다 중요한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결과를 알고 선택하는 것입니다.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난 뒤 남은 사람이 “이럴 줄 몰랐다”고 말하는 시점에는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거의 남아 있지 않습니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기로 정했다면 생전 증여와 유언, 상속세 납부 재원 마련처럼 그 선택에 맞는 방법을 미리 검토해야 합니다. 다만 생전 증여에도 증여세와 취득세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개인의 재산과 가족관계에 맞춰 전문가와 확인해야 합니다.

생전에 함께 확인할 내용

  • 사실혼 배우자와 자녀에게 각각 어떤 재산을 남길 것인지
  • 유언으로 재산을 남길 때 상속공제 한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 상속세를 납부할 현금과 금융재산이 충분한지
  • 생전 증여 시 발생할 증여세와 취득세는 얼마인지
  • 유언과 재산 이전 방식이 법적으로 유효하게 준비됐는지

06 상속세 신고기한은 사망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입니다

일반적인 국내 거주자 사례에서 상속세 신고·납부 기한은 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입니다.

장례를 치르고 가족이 마음을 추스르는 동안 신고기한은 빠르게 다가옵니다. 기한을 넘기면 가산세가 발생할 수 있고, 필요한 재산 평가와 상속재산 분할도 서둘러 진행해야 할 수 있습니다.

사망한 날이 아니라 사망한 달의 말일부터 6개월이라는 기준을 기억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SINOR INSIGHT

관계의 형태는 두 사람이 선택하지만, 그 선택에 따른 법적·세금 효과는 생전에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시놀은 인생 후반의 관계를 혼인신고 여부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동시에 서로를 보호하려는 마음이 실제 권리와 재산 승계로 이어지려면 법률상 관계와 상속 구조를 구체적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혼인신고를 하든 하지 않든 중요한 것은 각자의 가족관계와 재산, 앞으로의 생활을 고려해 당사자가 알고 선택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입니다.

상속은 떠난 뒤 처리하는 절차가 아니라, 살아 있을 때 관계와 재산을 함께 정리하는 준비입니다.

문정호 · 세무회계 열린 대표세무사

법인·개인사업자 세무와 상속·증여 등 자산 승계 분야를 다루고 있습니다.

문의 010-6711-1902 · moonyeoljeong@naver.com · Instagram @moon.semusa

사례 적용 시 유의사항

  • 이 글의 사례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가정입니다.
  • 실제 세액은 재산 종류와 평가액, 채무, 사전증여, 가족관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 유류분과 상속재산 분할 등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사항은 변호사와 상담해야 합니다.
  • 구체적인 상속세와 증여세 계산은 세무 전문가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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